물론 6개월만에 수술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매사에 안전 또 안전이 중요합니다.

 

몇줄의 글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할수는 없습니다.

또한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나눈 대화의 내용에 따라서 조금씩 상황이 달라질수도 있습니다.

제가 함께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의 편을 들수는 없습니다.

 

통상 6개월정도면 수술을 하는것은 맞습니다만 내가 수술한 환자의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1년정도는 기다렸다가 하는것이 맘이 편하고 좀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인 의사들의 생각입니다.

 

물론 다른 병원에서 수술받고 님과 같은 환자가 동일한 문제로 내게 왔다고 한다면 요즘 경기가 나빠서 환자가 별로 없으니까 찬밥 더운밥 가릴것없이 특별한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는 없으니까 수술하기로 결정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환자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번에는 처음 보다도 더욱더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

문제가 되면 환자가 힘들어 하는것도 문제이지만 의사 스스로도 병원문을 닫고 싶을 만큼 힘들어 집니다.

때로는 이런 문제로 자살하는 환자도 있지만 자살하는 의사도 있습니다.

 

어차피 내가 선택해서 믿고 맏긴 의사 선생님입니다. 내가 선택한 분이기 때문에 존중해 주고 따라주는것이 좋습니다.

 

예전에 저 개업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비슷한 일로 눈 재수술을 좀 일찍 해준 환자가 있습니다. 아마 3개월후에 재수술해주면서 빨라도 6개월이나 1년정도 후에 하자고 환자를 설득하였지만 결국 환자의 강요(?)에 못이겨 수술했다가 문제가 되고 나니까 나중에 오히려 뭐라고 하더군요. 의사가 어째서 전문가가 그렇게 소신이 없이 환자의 의견을 따를수가 있냐고요.

 

의사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되는 사람입니다. 그래야 환자도 편하고 나도 발뻗고 맨정신에 술안먹고 잘수 있습니다.

 

그런 스트레스가 쌓여서 결국은 오래 살지도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나는게 외과의사들의 운명입니다. 국민의 평균수명이 80세정도인데 외과의사들의 수명은 고장 65세 정도입니다.

 

죽는것은 두렵지 않습니다만 내가 수술한 환자가 다시 힘들어 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것이 수술한 의사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지키려는 원칙 같은것이 있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해 주시고 존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